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쭉 한국에서 살았던 저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 아버지께서 외국의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되시면서 중고등학교 6년간 외국에서 공부했습니다. AP 과정을 제공하는 미국국제학교에서 미들스쿨 2년 (G7~8), 하이스쿨 4년 (G9~12) 동안 공부했고, 한국과는 많이 다른 외국 환경에서 적응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여럿 있었지만, 하나하나 극복해가고 저만의 공부 전략을 세우면서 노력한 결과 하이스쿨 졸업 후 재외국민 전형으로 한국의 메이저 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블로그에 제가 학창 시절 동안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며 얻은 노하우들을 하나씩 풀어내 현재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해외고등학교에서 공부했던 경험이기 때문에 현재 한국에서 일반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이 바로 다음 날 혹은 다음 주에 있을 학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닌, 제가 지금까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정립한 공부를 대하는 태도와 철학 등을 전해드리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학업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성장하기를 바라시는 분이라면 제 글을 읽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제가 쓰고 싶은 주제들을 급하게 떠올려 몇 가지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숙제는 공부가 아니다
- 나는 확고한 꿈이 없었기에 더욱 열심히 살았다
- 당신은 이미 공부 잘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 똑똑한 척하지 마라
- 결국 체력 싸움이다
- 학교 친구들과 경쟁하지 마라
- 나에게 맞는 수면사이클을 찾아라
- 부모의 재산 차이는 평등하지 않지만, 시간은 평등하다
- 비효율의 구간을 극복하라 (파레토 법칙의 역설)
-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된다고?
- 최상위권 학생들은 생각보다 질투의 대상이 아니다
- 졸업 후 깨달은 독서의 즐거움
재외국민 전형으로 쉽게 의대에 입학한 주제에 너무 거만하다고 생각하는 몇몇 분들도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정합니다. 한국에서 방과 후에 학원 뺑뺑이를 돌고 저녁 늦게까지 야자를 하는 것도 모자라 학창 시절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고3 때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시험으로 평가받고 한 두 문제 차이로 대학의 간판이 달라지는 한국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에 비하면 제가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특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감히 한국의 교육환경과 비교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최근에는 한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재외국민 학생들의 학구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제가 졸업한 미국국제학교는 한국인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모든 수업이 절대평가였음에도 불구하고 SKY를 목표하는 학생들 사이에 경쟁 구도가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하이스쿨 수업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에 잠을 4~5시간으로 줄여가면서 숙제하고 공부해야 했습니다. 심지어는 한 학년에 학생 수가 3~4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의 학교였기 때문에 교내의 선생님들께서 모든 학생을 낱낱이 파악하고 계셨으며, 대학 진학 시에 좋은 선생님께 양질의 추천서를 받기 위해서는 학업에 열중하는 동시에 인간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저 또한 잠을 최소한으로 잤을 뿐 아니라 저 나름의 공부 전략을 수시로 계획하고 검정해가며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학창 시절 내내 고민했습니다. 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하고 잘하기 위해 안 해본 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작정 밤을 며칠씩 새우는 것은 기본이고, 일찍 일어나고 일찍 깨는 게 저에게 더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후 10시에 잠들어서 오전 3~4시에 깨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미들스쿨에 있을 때 막 졸업한 선배 중 한 분이 전례 없는 스펙을 가지고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는 얘기를 들은 후 저는 하이스쿨을 졸업할 때까지 그 선배보다 나은 스펙을 가질 것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하이스쿨 로드맵을 만들었으며, 이를 위해 하루 계획표를 세울 때 제가 최대한 열심히 공부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학습량의 120%를 그날의 목표로 삼고 공부했습니다. 그 와중에 "공부는 체력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학기 중에는 하이스쿨 농구부에 가입해 일주일에 3번씩 방과 후 농구 훈련에 참여를, 방학 중에는 매일 새벽에 집 앞 공원에서 달리기를 10km씩 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식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지금 언급한 노력만 읽어보더라도 결코 제가 외국에서 놀기만 하면서 의대에 입학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의대에 입학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하이스쿨 때 공부 습관을 잘 잡아놓은 덕분인지 의예과 2학년인 지금도 100명 가까이 되는 의대생 동기들 사이에서 상위 10% 정도의 등수를 유지하며 떳떳하게 성적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제 배경에 관한 얘기는 간단하게 줄이고 첫 번째 글부터 한 주제를 잡고 글을 쓸 예정이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꽤 길어졌네요. 오늘 글은 이만 마치고 다음 글부터 “숙제는 공부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메드스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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